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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용후기를 이렇게 끄적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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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냄뚜
작성일24-02-16 18:52 조회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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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쾌적하고 좋은 펜션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펜션이용에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젤다는 오늘 결혼한 신부답지 않게 가까이 다가오는 그를 아주 낯선 눈으로 바라봤다.


‘……뭐야, 이 반응은.’

리넬은 순간 아주 몹쓸 놈이 된 기분이었다.

이건 마치 도서관에 책 보러 온 사람한테 강제로 들이대고 있는 것 같달까?

게다가 그녀의 말이 더 가관이었다.


“초, 초야요? 초야가 가능할까요?”

“!”

그를 바라보는 젤다의 시선이 위아래로 착실히 오르내렸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분명 어떤 확신이 담겨 있는 질문이었다.


‘……뭐지, 저 말뜻은. 뭘까? 설마 지금 내 정력을 걱정하는 거? 왜?’

그는 짙은 의문에 빠졌다.

그리고 그를 더 기분 나쁜 게 만드는 건, 뭔가 하자 있는 인간을 관찰하는 듯한 저 눈빛.

젤다의 왼쪽 눈엔 의구심이, 오른쪽 눈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상당히 거슬려.’

지금 저 두 눈빛이 글자로 변해 나타난다면, ‘너는 고자’라고 종이에 적힐 것이다.

여인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샤트오닐 왕실에도 퍼졌나?

하긴, 라파온 황실에 퍼진 소문이 샤트오닐 왕실이라고 모를 리가.

하지만 여인을 멀리한다는 소문에 ‘남자 구실을 못 해서.’라는 이유가 포함돼 있다면, 그건 아주 억울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저 핑크색 눈동자는 딱, 그렇게 들은 눈빛이었다.

첫날밤은 라파엘의 말대로 원래 후끈한 밤 아닌가?

후끈은 개뿔. 계속 발끈만 하게 되는데.

리넬의 고민이 깊어져 갔다.

뭔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 있었다.

리넬은 여전히 의문 가득한 시선을 던지는 젤다의 두 눈을 빤히 쳐다봤다.

하여간 핑크색 눈동자들. 예나 지금이나 마음에 안 들어.

초야가 가능하냐니?

좀 전까진 몹쓸 짓을 하려는 놈을 만들더니, 이젠 고자를 만드시네. 우리 황후께서.

몸은 저체온이지만 욕구만큼은 매일 밤 활활 타오르는 정력가라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면, 아주 그냥 놀라 자빠질 기세였다.

아, 이미 침대 뒤로 자빠져 계시네.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본다고 보이진 않을 텐데?”

리넬의 말에 그녀의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또 언짢아서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잡았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젤다가 깜짝 놀라 얼굴을 뒤로 물렸다.


‘이상하네?’

자기 손이 문제인 건지, 그녀의 볼이 문제인 건지. 양손을 동시에 그녀의 두 볼에 가져갔는데, 유독 오른쪽 얼굴만 뜨거웠다.

한 번 더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젤다의 경계하는 시선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대신 시선이 자꾸만 그녀의 오른쪽 얼굴에 머물렀다.

그는 어색함을 지우기 위해 젤다에게 계속 말을 붙였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자신을 꺼리는 듯한 그녀의 반응에 기분이 점점 가라앉았다.

여러모로 자존심이 상한 그는 일부러 그녀에게 선언하듯 말했다.


“어쨌든 난, 남편으로서 할 도리는 다할 생각이야. 스타토토사이트 밤이 첫 도리를 시작하는 날이 되겠군.”

말과 동시에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

마음 같아선 아래까지 모조리 벗어 던져 고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었으나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신관들이 들어올 시간이야.”

“폐하, 신관들이 도착하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젤다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그에게 물었다.


“설마 몰랐던 거야?”

“…….”

“분명히 라피온 황실의 전통과 주요 관습들을 샤트오닐 왕국에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아는데?”

신관들이 들어오기 전에 서로 말을 맞춰야 하는데, 그녀는 라피온 황실의 첫날밤에 관한 정보를 전혀 숙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설명할 시간이 없어 일단 가운의 끈을 먼저 풀었다.

그랬더니 또 저렇게 겁먹은 눈빛이다.

침실 밖에서 스티안이 신관들이 도착했음을 알려왔다.

리넬은 할 수 없이 잠시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린 후, 그녀에게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신관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선대 황제들의 초야는 신관들이 침실 안에 들어와 직접 참관했었지만, 전통 방식이 조금 바뀌었다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신관들은 그저 기도를 올리다가 황제 부부가 키스를 나누면, 그때 밖으로 나가 초야가 끝날 때까지 대기했다가 초야가 끝나면 다시 침실로 롤토토사이트 축복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간소화되었다고.

그러니까 황후는 운이 좋은 줄 알라고.


“폐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차분히 설명을 마친 그가 다시 신관들을 부르려는데, 그녀가 손을 들고 급히 외쳤다.


“말해봐.”

“나중에 후궁을 보시거나, 새 황후를 맞이할 때도 신관들이 첫날밤에 들어오나요?”

“!”

리넬이 얼굴을 확 구겼다.

왜 핑크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들은 하나같이 나를 밀어내려는 거야?

그는 저도 모르게 오래전 그날의 기억이 다시 떠올렸다.


“황후는 지금, 그딴 게 궁금한가?”

“실언이었습니다!”

젤다가 다급히 외쳤으나 롤베팅 귀에는 변명처럼 들렸다.

그는 젤다를 괘씸한 듯 노려보다가 경고했다.


“잘 새겨듣도록. 아무리 내 인생에서 도움이 안 됐던 신이지만, 어쨌든 오늘 그 앞에서 혼인 서약에 맹세까지 했어. 그러니 내가 새 황후를 맞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리넬은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 한마디 더 쐐기를 박았다.


“내가 재혼할 일은 딱 두 가지일 때. 그대가 죽거나, 혹은 그대가 바람을 피우거나. 그때뿐이다.”

그의 말에 젤다는 꼭 뒷걸음치며 도망가려다 들킨 사람처럼 흠칫 놀랐다.

이번엔 어림도 없지.

핑크색 눈동자에게 버림받는 건 한 번이면 족했다.


“근데, 신관들 눈은 좀 속여야 할 거야.”

첫날밤에 초야를 나누든 말든 신관들이 알 길이 없겠지만, 키스는 피할 수 없었다.

리넬은 그녀에게 협조를 부탁했다.


“어떤 협조요?”

“황후는 그저 가만히 있어. 그럼 돼.”

“정말 가만히만 있으면 되나요?”

“왜, 그대가 리드하고 싶은가? 그럼 그렇게 하고.”

말을 주고받다 보니 그녀도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린 것 같아 농담을 던졌다.

그랬더니 펄쩍 뛰며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기사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아, 아닙니다. 폐하. 롤배팅 따르겠습니다!”

“…….”

내가 어지간히도 불편한가 보네.

젤다가 긴장하는 진짜 이유를 전혀 모르는 리넬은 그녀의 태도를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신관들이 들어왔다. 기도문이 시작되자 리넬이 자연스럽게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젤다가 유혹하듯 붉은 입술을 살며시 벌렸다.


“훌륭하군. 연기가.”

리넬은 긴장한 내색을 감추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녀가 무어라 대답하려는 순간, 벌어진 입술 사이로 입술을 포갰다.

악수 말고, 제 신체 중 어딘가를 남과 나눈 적이 없는 그였다.

처음 느끼는 생경한 감각에 당황한 것도 잠시, 본능이 워낙 출중한 탓에 아주 능숙하게 키스를 이어갔다.

키스를 나누고 얼마 후 신관들이 신속히 침실 밖을 나갔다.

그는 이 사실을 눈치챘지만, 젤다는 모르는 듯했다.

그만 멈춰도 될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키스에 집중하며 얽힌 손을 더 꽉 붙들었다.

그러다 눈을 꼭 감고 성실히 자신의 입술을 받아내는 젤다의 얼굴을 감상했다.

서로의 말캉함이 얽히면 얽힐수록 얼음처럼 차가운 스타베팅 몸이 점점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있었다.


“하아…….”

저체온증 저주를 받은 이후 처음 느껴본 포근함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젤다가 게슴츠레 눈을 뜨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고는 흠칫 놀라 입술을 뗐다. 그런 뒤 상체를 일으키며 말했다.


“다들 언제 나갔나요?”

“나간 지 한참 됐다. 우리가 격정적으로 키스하는 동안 나갔지.”

“죄송합니다.”

대체 뭐가?

젤다의 사과에 리넬이 인상을 썼다.


‘게다가 3년 만에 느껴보는 봄이었는데…….’

리넬은 그녀를 침대에 밀치듯 다시 눕혔다.


“폐, 폐하. 신관들은 이미 다 나갔는데요?”

“알아. 그대로 있어. 확인할 게 있느니.”

두 사람 사이가 다시 가까워지다가 하나로 포개졌다.

조금 전보다 롤드컵토토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그는 계속 그녀의 여린 입안을 떠돌며 그 계절 안에 머물렀다.

통제가 되지 않았다.

키스는 더 격정적으로 변했고, 저체온증에 걸린 몸에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다.

이성은 그만하라고 아우성을 쳐대는데, 몸이 그를 배신했다.

그의 혼은 그녀의 몸 어딘가로 이미 빨려 들어간 후였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라파엘이 그렇게 걱정하던 ‘초야’가 끝나 있었다.

두 사람은 거친 숨소리를 숨기지 않은 채 서로를 롤토토 담았다.

정말 키스만 할 생각이었다.

조금 전 느꼈던 따스함이 착각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

그러나 그녀의 무언가가 자신을 끌어당겼다.

리넬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리 정식 부부가 되었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첫날밤을 보낼 작정은 아니었다. 감정이 생기면 그때, 초야를 보낼 계획이었다.

거기다 그녀에게도 신관들의 눈을 피해 키스만 나누자고 말해 놓고,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럴 생각은, 이렇게는. 아니었는데…….”

그가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수줍게 말하는 젤다의 음성에도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녀가 괜찮다고 하니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


“그대의 정체는 대체 뭘까?”

리넬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다짐했다.

정체가 뭐든, 이번엔 이 눈동자를 절대 놓치지 않을 거라고.

***

다음 날.

라파엘은 집무실로 들어서는 리넬의 안색을 살피며 인사를 건넸다.


“밤새 푹 주무셨습니까?”

부디 그러지 않았기를 바라는 투였다.


“지켰다.”

그가 짧게 대꾸했다.


“뭘요? 설마…… 순결을 지키셨다는 뜻일까요?”

그런 거라면 정말 유감이라는 표정이 곁들여졌다.


“라파엘, 네가 바라는 거 말이야.”

“제가 바라는 거요? 저는 오직 황실의 번영을 바라는데요?”

“또 하나 있잖아.”

“허억! 폐하, 황실의 전통을, 그러니까…… 어젯밤에 초야를 치르셨습니까? 그러신 거예요?”

라파엘의 시선이 빠르게 리넬의 몸을 훑었다.


“전통은 지키라고 있는 거 아니냐. 황제의 본분을 다했을 뿐이다. 호들갑은…….”

“지금 제가 호들갑을 안 떨게 생겼습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그 전통을 무시하려던 최초의 황제셨잖아요?”

라파엘은 어젯밤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거냐며 그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역시나 핑크색 눈동자의 힘이 컸나 봅니다?”

라파엘의 추궁에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 참, 국혼 전날 ‘당당한 밤’ 클리닉에서 만났던 얘기도 나눴다.”

“황후 폐하께도 폐하를 기억하신답니까?”

“이 얼굴을 기억 못 하면 그게 이상한 거 아냐?”

그가 손등으로 제 얼굴을 받치며 대답했다.

황제의 잘난 척에 이골이 난 라파엘은 딴지를 걸고 싶었으나, 오늘따라 얼굴에 생기가 도는 그의 얼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예에. 아무렴요. 그런데 폐하, 설마하니 그 추억의 소녀 얘긴 안 하셨겠죠?”

“아직.”

“아직……이라니요? 언젠가는 하시겠단 뜻입니까?!”

“20년 뒤엔 해도 된다며.”

“그때쯤 되면 그 소녀는 그만 잊으셔야죠.”

“글쎄.”

리넬이 픽 웃으며 책상 위에 놓인 서류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아이고, 폐하.’로 시작된 라파엘의 잔소리가 집무실을 가득 메웠다.


“연애 한 번 안 해보신 티를 이렇게 팍팍 내시네요.”

“연애 안 해본 건 황후도 마찬가진데 왜.”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 미모에 한 번쯤 영식과 사귀어 보지 않으셨을까요? 샤트오닐 왕국은 저희보다 연애가 자유롭다고 들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어젯밤에 물어봤다.”

“당연히 연애 경험이 없다고 하셨겠죠. 스타토토 첫날밤부터 이실직고합니까? 이것 보십시오. 벌써 그런 말을 믿으시는 거부터가 초짜시라는 겁니다.”

라파엘이 검지를 까딱이며 말했다.


“연애 경험 좀 있다고 더럽게 잘난 척은.”

“사귄 경험이 하~나도 없이 결혼한 것과는 하늘땅 차이죠? 예에. 그렇고 말고요.”

“동시에 하면 되지.”

리넬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동시에 뭘 하신다는? 폐하, 그게 무슨 해괴한 말씀입니까?”

불길한 기분에 라파엘이 되물었지만, 우리의 연애 고자는 말을 아꼈다.

오전 업무를 마친 리넬은 점심 식사 전, 스티안을 불러 황후의 일과를 전해 들었다.


“시녀 후보들이 황후궁에 갔었다고? 오늘 점심은 황후와 함께한다.”

“본궁으로 오시라고 전언을 넣을까요?”

“그래. 가장 빠른 시종을 시켜. 급하니까 서두르라고 해.”

“폐하께서 급하신 이유가 뭘까요?”

라파엘이 빙글빙글 웃으며 물었다.

리넬은 문득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갑자기 욕망이 터질 것 같았다.

몸과 마음의 정화를 위해 당장 산책이 필요했다.


“배가 고파 그런다. 비켜!”

리넬이 라파엘의 어깨를 휙 밀며 집무실을 나갔다.


“윽, 배가 고프신 거 치곤 기운이 너무 넘치시는데요~? 어디 가세요! 벌써 마중이라도 나가시는 겁니까?”

라파엘은 놀리듯 말하며 그의 뒤를 따랐다.

***

며칠 후 저녁.

황후의 침실에 들어선 그가, 비장한 목소리로 젤다에게 물었다.


“짐과 사귀겠소? 서로에 대해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덜컥 결혼하게 됐으니 연인처럼 알아가자는 의미로…….”

미묘한 정적이 흘렀다.

젤다가 상당히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혹시 제가 황후로서 자격이 안 돼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왕족도 아닌 백작 가문의 영애가 감히 라피온 제국의 황후가 되어서 그래서…….”

놀리시는 거죠?

끝말은 젤다가 몇 초 후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사귀자는 말이 그렇게 왜곡돼 들릴 줄이야.


“황후.”

당황한 리넬은 일단 그녀의 말을 막은 뒤, 테이블에 세팅된 와인을 한 잔 쭉 들이켜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어머니이신 선대 황후께선 원래는 후궁이셨지. 후궁이 되시기 전엔 그저 가난한 자작 가문의 딸이셨고.”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배우자의 가문이 결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어릴 적부터 봐온 터라, 황후의 신분이 왕족이건, 귀족이건 상관없어. 그러니 쓸데없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럼 왜…… 그런 이상한 발상을…… 하신 건가요?”

“결혼 전 연애를 못 해 봐서. 뒤늦게 좀 해 보려고.”

라파엘 그 자식이 하도 놀려대서, 연애하는 기분이 뭔지 궁금하단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짐과 사귀겠소?”

그가 다시 진지하게 물었다.


“……폐하, 저희는 이미 부부인데요?”

젤다는 엉뚱한 그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부부는, 사귀면 안 되나?”

“부부는, 함께 생활하는 거잖아요.”

“연인처럼 생활하면 더 좋을 거 같은데? 그래서, 안 사귄다고?”

거의 협박조였다.


“가, 가족끼리 왜 이러세요…….”

젤다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잘해줄게.”

하지만 그는 포기를 몰랐다.

‘픕!’ 하고 그녀가 웃었다.


“폐하, 연인은 밤에 헤어져야 하는데요?”

그래도 사귀고 싶으시냐는 말이었다.


“낮엔 연인처럼 지내고, 밤엔 부부로 지내면 되지 않나? 침대 위에서만 부부여도 되고.”

“!”

“순서가 좀 바뀌긴 했지만, 연인 같은 부부가 되어 보자고.”

리넬이 그녀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며 속으로 최면을 걸었다.


‘이 핑크색 눈동자야. 그런다고 빨리 대답해.’

“네에.”

젤다가 얼결에 대답하고는 작게 웃었다.


“황후, 5분 후엔 연인에서 부부가 됩시다.”

그가 침대를 턱짓하며 어깨와 허리를 차례로 돌리기 시작했다.

몸은 왜 푸시는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젤다도 그를 따라 자연스럽게 관절을 돌려댔다.

리넬은 첫날밤 이후 매일 황후궁을 찾았다.

가끔, 그녀가 어디론가 사라질 거 같은 불안감이 밀려올 때가 있었다.

그래서 전언을 넣지 않고 불쑥불쑥 황후궁을 찾아가곤 했다.

10살의 늦은 봄, 샤트오닐 왕실에서 그 소녀와의 약속이 어긋난 영향일까. 약속하고 가면 왠지 황후궁에 젤다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그동안 매년 늦은 봄 벚꽃이 떨어지는 시기마다 그 여자아이가 습관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이젠 라파엘의 조언대로 그때의 추억은 가슴 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리넬은 제 인생의 핑크색 눈동자는 오직 한 사람, 젤다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어느 순간부턴 정말 그렇게 느껴졌다.

10년 전 만났던 그 소녀가 지금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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