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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창진
작성일24-04-04 17:10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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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놀다가유 ~

다녀와보세요 ~


















소피아가 혼자 돌아오자, 침대에 누워 있던 에르데네가 시트를 걷으며 벌떡 일어났다.

혹시나 아르칸이 막무가내로 들어올까 싶어 연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라던?”

안쪽에 있는 작은 별실에 숨어 있던 모어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소피아는 그녀와 에르데네를 번갈아 보고는 평소처럼 담담히 대답했다.

“비 전하께서 깨어나시면 바로 전갈을 넣으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도 말씀하셨고요.”

소피아의 대답을 들은 에르데네가 도로 벌렁 드러누우며 웃음을 터뜨렸다.

“흥, 그 정도야 당연한 것이지. 다른 말은 없었느냐?”

소피아는 잠시 곰곰이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비 전하께서 어디가 편찮으시냐 물으셨고, 궁의를 부르지 스타토토사이트 누워만 있는다고 해결이 되겠느냐 하셨습니다.”

에르데네가 다시 한번 세차게 콧방귀를 뀌었다. 소피아가 이어 말했다.

“그리고 잠시 얼굴만 보고 가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러자 침대 곁으로 바싹 다가앉은 모어가 재밌어 어쩔 줄 모르겠다는 롤토토사이트 지었다.

“보세요, 비 전하. 폐하께서 곧장 초조해하시잖아요. 효과가 있지요?”

“저 정도 반응이야 당연한 것을. 초조해서 물은 것인지 아니면 롤베팅 몸져누운 것이 기뻐서 물은 것인지 어찌 알겠나?”

이걸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듯한 대꾸였지만, 에르데네의 목소리에는 롤배팅 흡족함이 담겨 있었다.

어쨌건 아르칸이 먼저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는 속이 풀렸던 것이다.

에르데네가 말했다.

“그리고 또 어찌하라 했지? 자작 부인.”

모어가 발그레한 뺨을 한 채 신이 나서 대답했다.

“일단 오늘 저녁 식사는 거르셔요.”

에르데네가 눈썹을 삐죽 들었다.

“진짜로 굶으란 말인가?”

“아닙니다! 폐하께서 함께 저녁을 들자 하지 않으셨습니까? 몸이 좋지 않아 입맛이 없다 하고 청을 물리시는 거예요.”

“좋아, 그다음에는?”

“밤에도 일찍 주무신다 하시고, 내일 아침 식사를 같이 하시면서…….”

“하면서?”

“눈물을 살짝 흘리세요.”

순진한 학생처럼 경청하고 있던 에르데네가 별안간 이맛살을 스타베팅 찌푸렸다.

“눈물이라니, 갑자기 무슨 수로 눈물을 흘리란 말이냐? 난 네 살 이후로 울어 본 적이 없거늘.”

당황한 모어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

“지, 진짜로 우셔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그런 척만 하시면 됩니다, 비 전하. 롤드컵토토 펑펑 우실 필요도 없고요. 아주 살짝만, 한숨을 포르르 쉬시면서…….”

“한숨을 포르르 쉰다는 건 또 뭐지?”

“이런 겁니다.”

모어는 헛기침을 하더니, 갑자기 세상의 근심을 다 끌어안은 표정으로 롤토토 입꼬리를 늘어뜨렸다.

중년이라 그렇겠지만, 미간과 눈가에 잔주름까지 모이니 더욱 울적해 보였다.

얕게 경련하던 눈가에 금세 눈물이 맺힌 것을 에르데네가 깜짝 놀라 빤히 보고 있는 사이, 그녀는 바르르 떨리는 소리로 신음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겁니다, 어떠신가요?”

눈만 껌뻑이고 있던 에르데네가 말했다.

“배탈 난 염소 같아.”

“배……. 아, 아무튼 이렇게 하시면 되는 겁니다.”

“배탈 난 염소처럼 한숨을 쉬라고?”

“가냘픈 한숨입니다만……. 어, 어쨌든 저를 믿고 이렇게 해 보십시오, 비 전하.”

“자네가 이 수법으로 항상 남편을 이겼단 말이지?”

“물론이지요. 이제는 한숨 쉬는 단계까지 가지도 않는답니다.”

에르데네가 손바닥으로 시트 위를 탁, 쳤다.

“좋아, 자네 말대로 해 보지.”

“꼭 성공하실 겁니다.”

이만 돌아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지자, 모어는 처음 왕비궁에 왔을 때처럼 스타토토 발그레해진 채 총총히 밖으로 나섰다.

그녀는 뿌듯했다……. 오히려 어제보다 더 뿌듯했다! 에르데네와 아르칸, 양쪽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르칸에게 골이 나 ‘피를 바짝 말려 놓겠다’며 에르데네가 내놓은 계획을 생각하면 목덜미가 서늘해질 지경이었으니.

‘잘 설득했지, 잘 설득했어. 비 전하께서 ‘피를 바짝 말려 놓겠다’고 하시면 그건 진짜니까 말이야. 그래도 그만한 심술이면 폐하께서도…….’

“위키스 자작 부인.”

“어멋!”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왕비궁을 나서던 모어가 기겁을 하며 휘청거렸다.

마침 옆에 있던 시종이 얼른 그녀를 받쳐 주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뒤통수가 깨질 뻔한 상황이었다.

아니, 차라리 뒤통수가 깨지는 게 나았을까? 모어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폐, 폐, 폐하. 여긴 어떻……? 아, 아니. 폐하께 인사를 드립니다.”

그녀는 뒤늦게야 아무 일 아니라는 척 절을 했으나 드레스 자락 안에서 발이 꼬이는 바람에 다시 휘청거렸다.

아르칸은 팔짱을 낀 채 모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가느스름하게 눈을 좁혔다.

“자네, 방금 왕비궁에 있었나?”

“예? 왕비궁, 아니요, 예. 아, 아닙니다.”

아르칸의 눈이 더욱 가늘어졌다.

“있었다는 건가, 없었다는 건가? 어느 쪽이야?”

“그, 저, 저기. 와, 왕비 전하를 뵈러 오…… 그런 것은 마마, 맞사온데 그, 전하께서 편찮으시다 하여…….”

“흠, 그래? 그거 이상하군. 나도 조금 전에 왕비궁에 들렀다가 똑같은 소리를 듣고 왕비의 얼굴은 보지도 못한 채 쫓겨났거든. 미처 십 분도 지나지 않았고 나는 계속 여기에 서 있었는데, 자네는 도대체 언제, 어디로 왕비궁에 들어가려 했나? 혹시 내가 모르는 비밀 통로라도 있어?”

이건 무리야! 모어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원래 거짓말을 못 하는 성미였다.

뻔뻔하지도 못했으며 그렇게 대담하지도 않았다. 홀덤사이트 변명을 해 온라인홀덤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 역시 명백했다.

“폐, 폐하……. 그게, 저어…….”

아르칸이 빙긋이 웃었다.

“따라오게, 위키스 자작 부인. 가서 차라도 한잔하지.”

“예? 차, 차를.”

“그래, 차 한잔할 시간은 있지 않겠나? 그러고 나서 위키스 자작과 함께 돌아가면 되겠군. 내가 자네에게 물어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는 한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 * *

왕비궁을 나서는 길목을 지키고 서 있던 아르칸이 모어를 붙잡아 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에르데네는 평소보다 저녁 식사를 일찍 하기로 마음먹었다.

초저녁부터 아프다는 걸 핑계로 방문을 걸어 잠글 예정이니, 차라리 일찌감치 배를 채워 버리고 왕비궁을 단단히 닫아 버리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수성(守城)을 해 보는 건 처음이군.”

꿀을 바른 저민 고기를 끼운 샌드위치에, 새콤달콤한 양하를 곁들여 먹으며 에르데네는 퍽 즐거운 기색으로 말했다.

소피아는 옆에서 소스를 조금씩 덜어주고, 잔이 빌 때마다 술을 채워주었다.

“소피아.”

“네, 비 전하.”

“자네 생각에는 자작 부인의 꾀가 어떤 것 같나?”

소피아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글쎄요, 저는 한 번도 이런…… 소위 연인들 사이에 벌어지는 줄다리기를 해 본 적이 없어 뭐라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군요. 하지만 비 전하께서 처음 생각하셨던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다고 봅니다.”

에르데네가 아르칸을 ‘바짝 말려 버리겠다’고 내놓은 작전은 하나같이 살벌한 것들 뿐이었다.

그중에는 차라리 아르칸을 정말로 ‘말려 버리는’ 게 더 인간적이지 않은가 싶은 것들도 있었기에, 소피아로서는 긴가민가하면서도 모어가 내놓는 뻔한 작전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했다가는 아르칸이 바짝 말려 허브와 소금을 묻힌 육포가 되는 것보다 더한 꼴을 당할지 모르니.

‘폐하께서 나한테 빚 하나 지셨네.’

소피아가 덤덤한 얼굴로 생각하고 있을 때, 에르데네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내일 아침의 일이 문젠데. 대체 무슨 수로 눈물을 짜낸단 말이야? 창자 꼬인 염소 같은 소리야 낼 수 있겠다만.”

“눈물이야 뭐, 굳이 흘리실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비 전하께서 그리 한숨을 쉬시는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니 폐하께 충분히 통하리라 봅니다.”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로구나.”

고개를 끄덕인 에르데네는 먹기 좋게 씨를 발라낸 자두 반쪽을 홀덤사이트 안에 톡 던져 넣었다.

베토르 왕국에서 한 가지 좋은 것이 있다면 자두였다.

그녀는 자두나 살구, 복숭아 같은 여름 과일을 무척 좋아했으나 제국에서는 이처럼 달콤하고 즙 많은 것을 구하기 힘들었다.

수확량도 형편없는 편이라 괜찮은 것들은 거의 황실에서만 맛볼 수 있었음에도, 셋 중 하나는 덜 익거나 시큼털털한 것이 걸렸다.

하지만 베토르의 자두는 어느 것을 집든 물이 많고 결이 고왔으며, 깨물면 머릿속이 아득해질 만큼 달콤한 맛이 혀를 흠뻑 적셨다.

“자두가 달고 맛있구나.”

“끝물이 거의 다 되어 가지만, 올해 수확한 자두들은 싱싱한 편입니다. 남은 것들은 온라인홀덤 주방에서 술이나 꿀 절임으로 만들 거예요.”

“자두 술! 그것도 맛있겠는걸. 지금도 구할 수 있나?”

“사브나케?”

소피아의 부름에 거실에서 꽃병을 닦고 있던 사브나케가 즉각 달려왔다.

“부르셨나요?”

“비 전하께서 찾으시니, 주방에 가서 자두 술 남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고 오려무나. 재작년이나, 그 전 해에 담근 것으로.”

“네,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사브나케는 마른 천을 앞치마 주머니 속에 숨긴 뒤 다시 후다닥 밖으로 달려 나갔다.

처음 맛볼 술 생각에 에르데네가 흐뭇한 미소를 지은 순간이었다.

“꺅!”

사브나케의 비명이었다.

에르데네가 스푼을 놓고 벌떡 일어서고, 소피아 역시 깜짝 놀라 밖을 내다보려는 순간이었다.

비스듬히 열린 문을 홱 밀치며 들어온 아르칸을 본 에르데네의 눈이 둥그렇게 커졌다.

“아니, 대체…….”

에르데네가 저도 모르게 말끝을 흐렸다.

아르칸은 그녀와 소피아, 그리고 거의 다 먹은 저녁 식사가 차려진 테이블을 번갈아 보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허리 위에 양손을 턱 얹었다.

“몸이 아파 누워만 있다더니, 그새 괜찮아진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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